신경관결손과 혈관종, 그리고 미숙아

 

아내의 임신중독으로 아이는 40일 가량 빠르게 세상을 나왔다. 그리고 아내의 임신기간은 그다지 순탄치 않았다.

 

쿼드 테스트 - 기형아 검사 ( 정확도 70 ~ 80 % )

쿼드 테스트

아내가 우리 아이를 품기 시작하고 16주가 되었을 무렵 산부인과에서 쿼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테스트는 기형아에게 나타나는 이상 증후군인 다운 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신경관결손 4가지의 확률을 측정하는 테스트였다. 

테스트의 결과가 이상 없다면 산모에게 아무런 연락이 가지 않고, 이상이 발견된다면 산모에게 문자 혹은 전화로 연락을 준다. 그 때 우린 신경관결손일 확률이 높다는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었다.  (  신경관결손에 관련된 사진들이 너무 무시무시 했다.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들은 엽산을 꼭 챙겨 먹어야한다. )

 걱정이 커지기 시작하여, 정밀 초음파로 유명한 대학병원에 예약 후 정밀초음파검사를 진행했다. 당시 진행 시 담당 의사의 다운증후군 확률도 있다는 개 소리를 듣고나서 우리 아이만 믿기로 결정했다. 꼭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나 태어나 달라고 말이다.

 

임신중독증 - 절대 임신하는 것에 중독 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임신중독증

폭풍이 한 차례 지나고 나서 마음을 편하게 먹을 즈음, 티비 쇼 프로그램이나, 육아서적에서만 들어보던 임신중독증이 아내에게도 나타났다. 출산 2달을 남겨두고 증상이 심해져서 병원에 입원하여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었다. 근데 담당 주치의가 발견 못 한 증상을 당직 의사가 밤에 발견했다. 그것도 아내가 심하게 고통을 호소 한 뒤에 말이다. 원인은 복수에 물이 찼다는 것이다. ( 담당의사가 발견 못하다니 너무 화가 났다 ㅆㅂㄱㅅㄲ ㄷㅍㅇ 응암동 산부인과 의사야 ) 

 그날 새벽 바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되어 제왕절개로 출산하였다. 예정보다 너무 빨리 나온 아이는 엄마의 품 보다 인큐베이터 품에 먼저 안겼다. 

 

 

미숙아 - 남아가 여아 보다 생존에 불리하고, 미숙아는 그 어떤 아이보다 생존에 불리하다

미숙아

미숙아로 태어난 우리 아이는 안 좋은 곳이 많았다. 폐, 심장, 탈장 그리고 신경관결손 위치에 자리잡은 혈관종과 나중에 발견된 왼쪽 눈두덩이에 종기. 

폐는 촬영한 사진에 뿌옇게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고한다. 그리고 심장은 닫혀야 할 공간이 아직 닫히지 않았었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고 몇일간 밤마다 몰래 눈물을 흘렸었다.

혈관종 

처음 태어났을 때 엉덩위 위 쪽 혈관종은 살짝 긁힌 것 처럼 붉게 보였었다. 하지만 혈관종은 아이가 크면 클수록 함께 커져만 갔다.

 

 

처음부터 같은 크기 였다는데.. 아이가 크면 클 수록 점점 걱정될 정도로 커져 보이기 시작했다.

 

세브란스 병원 담당의사선생님 께서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다. ( 아마도 많이 봐와서 그랬을 거라 생각한다. ) 하지만 만약 정말 커지거나 터져서 피가 난다면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나도 200일이 지났을 쯤 우리 아이의 건강과 회복력을 믿기로했다.

 

내 손바닥 크기만했던 우리 아기, 지금은 많이 컷다.

  

아이의 몸을 살피던 중 잊고있었던 혈관종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오래전 사진을 다시 뒤져봤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믿고 보조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한번 느끼게된 순간이었다.

미숙아로 태어나 밑바닥의 발육상태에서 중간 이상까지 올라왔다. 아이의 논리력과 판단력, 창의적인 행동이 매일매일 선물이고 놀라움이다. 걱정을 많이했던 언어도 스스로 따라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비슷한 개월 수 아이들 보다 말을 더 잘한다.

작게 낳아서 크게 키우라고 했다. 세상에 미숙아로 태어난 모든 아이들이 누구보다 건강하게 클거라 믿고 있다. 고맙다 우리아들, 사랑한다 우리아내.

 

https://family-gram.tistory.com/568

신경관결손, 혈관종 그리고 6 년 후